[6.2단일후보]막걸리 단상(斷想)

막걸리 단상(斷想)

요즘 사람들은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아마도 어릴 때 보았던 배고팠던 어른들이 즐겨 먹었던 농주(農酒)개념의 추억이 서려있기 때문인지 모르겠고, 아니면 우리서민들의 전통술이란 개념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서민들이 먹었던 농주(農酒)로서의 막걸리는 일하면서 먹기에는 그만인 술이었습니다. 그러다 쌀밥 먹기가 힘들었던 시절을 겪으면서 막걸리를 밀가루로만 만들게 강제하던 시절을 지나면서 맛이 떨어졌다는 애주가(愛酒家)들의 불만이, 모든 것을 ‘빨리빨리’라는 시대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빨리 취(醉)하게하는 소주(燒酒)로 변화되더니, 조금 살만하게 되고 외국 것이 좋아 보이는 시절로 접어들어 맥주로 변화되는 그런 서민들의 술 변천사를 겪어왔습니다.

그러다 요즘 서민들의 사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고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그것과 더불어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남아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막걸리로 회귀하는 그런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유별난 개신교의 MB정권하에서는 술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죄(sin)를 짓는다고 하여 술 먹는 것에 죄악세(Sin Tax)를 부과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할 말이 없지만, 어쨌든 요즈음 서민들의 힘든 삶 때문에 막걸리로 회귀하는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은 사실인가 봅니다.

물론 돈 많은 부자(富者)들과 권력잡은 사람들이야 값비싼 양주(洋酒)로, 돈과 권력 많은 그들 옆에 서비스 잘해주는 여자(‘못생긴 여자가 서비스가 좋다’면서 그들끼리 낄낄거리고 얘기하는 그런 분위기의 술자리)가 있는, 그들만의 또 다른 문화를 구가하고 있겠지만.....

어쨌든 요즈음 힘든 서민들의 친근한 술인 패트병으로 담아 나오는 막걸리를 먹으려 하면 제일 곤혹스러운 것은 침전되어 있는 막걸리를 흔들어 섞어야 제대로 된 막걸리 맛이 나는데, 흔들다 뚜껑을 따려면 가스가 분출하여 막걸리가 튀게 되어 옷에 묻게 되고 참 난감하기 그지없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 얍삽한 주당(酒黨)들은 침전된 그대로 위에 뜬 깨끗한 술을 먹으면서 참 좋은 술이라고 변명합니다. 사실 막걸리는 탁주(濁酒)가 제 격(格)인데도 청주(淸酒)를 먹으면서도 참 좋은 술이라고 변명하게 됩니다.^^

혹시 이러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우리는 그냥 지나쳤던 것을 외국(아마 스웨덴일 것입니다) 여자 분이 알려준, 막걸리(서울막걸리처럼 패트병에 담긴 막걸리) 병 따는 법을 적어봅니다.

패트병에 잘 침전된 막걸리 병을 흔들어 잘 섞어 줍니다. 잘 섞은 다음 패트병을 두 손으로 보듬고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이용하여 고루고루 잘 눌러줍니다. 고루고루 잘 눌러준 다음 막걸리 병을 따면 아무런 튐 없이 막걸리가 잘 섞인 상태에서 조용히 뚜껑을 딸 수 있습니다. 튈까봐 흔들어 섞지 못했던 경험이 있던 사람들은 한번 해보시면 분명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아마도 술의 발효가스가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주면서 막걸리속으로 들어가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과학적 이치가 작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어쨌든...^^)

막걸리를 늘상 가까이 하는 한국사람이 아닌 외국여자에게 들었다는 것이, 참 과학적인 사고가 없었던 우리들의 무심한 사고방식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혹시 MB정권 들어와 술이라도 한잔해야 견디겠는데 그렇다고 부담있는 독한 술은 힘들고 그렇다고 값비싼 술을 먹자니 부담되었던 분들로서, 어쩌면 조금 부드럽다고 느끼는 농주(農酒)인 막걸리를 먹고자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각을 하셨던 분이라면 한번 해 보시라고 적어봅니다.

말만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CF선전문구가 아니라 실질적인 이런 좋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값비싼 술을 먹으면서 ‘여자는 못생겨야 서비스가 좋다’는 것을 얘기했다고 알려주는 것보다는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훨씬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적어봅니다.^^

2010.04.20

P.S

아참, 그리고 엊그제 매생이막걸리를 먹어보았는데 참 좋았습니다. 사실 (많이 마시지는 않지만) 막걸리를 먹다보면 머리를 치는 느낌이 항상 있었고 트림이 나와 힘들었는데 (트림은 아마도 발효된 가스가 나오는 것 때문인지 냄새가 지독하다는 얘기를 항상 들었는데) 그런 트림이 나오지 않고 술 먹으면서도 머리를 치는 느낌도 없이 편한 것을 느꼈으며 다음날 숙취(宿醉)의 증상도 없이 아주 깨끗했었습니다.

 

다만, '빨리빨리'라는 우리들의 문화가 빨리 취하는 폭탄주라는 것을 만들었지만 그런 빨리빨리 취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겐 조금 불만스러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은근히 취하는 것은 사람을 성급하게 만들지도 않으면서 기분좋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좋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왕 먹을 막걸리라면 좋은 술을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아 적어봅니다.

(더군다나 술집주인 얘기로는 술을 날마다 먹을 수 밖에 없다보니 먹는데, 매생이막걸리를 먹다보니 노란 변(便)을 본다고 얘기하더군요. 변(便)이 노랗다는 것은 우리가 야쿠르트를 먹으면 변이 노랗게 나온다고 얘기하고 실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장(腸)에 어떤 작용을 한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얘기하다보니 이상한데, 저는 매생이막걸리 양조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이왕 먹는 술이라면 좋은 술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적어봅니다.)

가져온 곳 : 

카페 >세계 아고라 정의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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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가로등|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