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후의 정치지형 ; 누구편을 들 것인가?

노무현 이후의 정치지형 ; 누구편을 들 것인가?                                    < 일체유심조 아! 코리아  원문보기 >

나는 변형된 제국주의이자 군국주의 국가인 미국이 일본 제국주의의 바통을 받아 직접통치 3년 후 간접통치를 한 61년 동안 남한 진보 진영이 성취했던 최대한이 1997-2007년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회주의 성향을 띤 세력이 생명의 위협 없이 의회에서 면책특권을 가지고 발언하게 된 것은, 앞으로 얼마 갈지 모르지만 이 기간과 그 이후뿐이다.

 

그 최전선에 노무현이 있었고 진보 진영은 그가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 때문에 극우 세력의 전략과 주장에 발맞추어 노무현을 매장하는 일을 돕고 있다. 많은 지식인과 대중이 정치 지형과 진영 논리에 대한 전략적 고려 없이 검찰과 조중동을 앞세운 극우세력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객류님과 새하얀재님 같은 블로거들은 이점을 이미 간파하고 있다.

 

관찰자의 눈에는 도덕적 파탄 상태를 드러낸 극우세력의 앞잡이 조선일보가 지금 의회에 교두보를 가진 진보 세력과 양심 세력을 눈엣가시처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사정권에 들어오는 이들은 누구든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조선일보, 이종걸· 이정희 의원 고소). 

 

나는 프랑스가 외형적으로 공화정을 쟁취하였지만 혁명 정신을 심각하게 위협한 드레퓌스 사건을 두고 정화 과정을 거친 일을 주목하고 싶다. 프랑스 혁명이 계급을 두고 두 패로 나뉘어 싸운 일이었다면 드레퓌스 사건은 양심과 진실을 두고 두 패로 나뉘어 싸운 사건이었다. 드레퓌스 사건은 12년 동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이어졌는데 그때의 사회 분위기나 진행과정이 현재 이 나라의 혼란한 모습과 매우 흡사하게 느껴진다. 

 

어떤 분석가는 드레퓌스 사건에서 대립한 세력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즉 '왕정복고주의자˙ 군국주의자˙ 국가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원리주의 가톨릭˙ 자본가' 대 '공화주의자˙ 진보주의자˙ 양심세력˙ 법치주의자˙ 사회주의자'(바로 가기). 어쨌든 양심과 진리에 줄 선 자들이 승리했고 언론인, 정치인, 대다수 시민과 외국의 여론까지 가담한 이 전투를 혁명적으로 마무리한 프랑스는 비로소 혁명정신을 제대로 구현한 나라가 되었다고 본다.

 

이 시간 이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진보 양심 세력에 대한 극우들의 총공세는 결국 87 체제의 궤멸을 지향할 것이라고 본다. 이 전투에서 패배하면 이 나라 역사는 심각한 반동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싸움에서 당신은 어느 진영의 어느 역할을 맡을 것인지 결정하고 발언하는 게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 노무현을 제물 삼아 조중동의 추문과 고소영 정부의 실정을 덮으려는 저들의 속셈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지금은 한 사람을 심판하는 장이 아니고 진보 진영이 궤멸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을 시험하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노무현은 드레퓌스처럼 만신창이가 될지도 모른다. 그가 제물이 되는 것과 별개로 이 전투에서 저들이 뜻하는 바를 성취함으로써 진보 진영이 사분오열 만신창이가 되고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이 나라 정치지형이 어떻게 될지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