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의 조문도 막아선 안되는 이유 2가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 누구의 조문도 막아선 안되는 이유 2가지.                                  < 다음 아고라 불약소광님의 글  원문보기 >

첫째

노대통령의 뜻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평소 노대통령에 적대적인 인사였다해서 조문을 막는 건

오히려 고인의 뜻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고인은 정치인생 내내 옳다고 믿는 편에만 서다보니 항상 대립과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당연히 극단적인 반대세력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마지막 생애만은 고향에서 여유로운 삶을 보내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이 정권은 내버려두질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분은 마지막으로 모든 세속의 짐을 벗어 던져버렸다.

여도 야도 내편과 네편도 없어져버린 것이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

 

이제는

친근했던 국민의 대통령

민주주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 대통령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권력을 스스로 내놓으신 분

마지막엔 정치보복에 의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분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으로만 국민들에게 남게된다.

 

그러니 여야를 초월해서 진심어린 조문을 하면 다 받아들여야 한다.

누구는 되고 안되는 식의 구별을 고인은 결코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꾸 조문을 막아버리는 모습이 되풀이되면

지난날 수많은 적들 앞에서 힘들고 외롭게 싸워야 했던 정치인 노무현으로 다시 남아버릴 수 있다.

그건 노대통령의 뜻에도 어긋난다.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국민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는 대통령 노무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전국적인 애도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모든 국민의 진심어린 애도를 받으며 경건하게 치러져야 할 국민장이다. 

감정이 격해진 일부 시민들로 인해 장례식에서마저 이 편 저 편으로 나뉘면

반쪽대통령이 되어버릴 수 있다.

그래선 안된다.

우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이다.  2003년으로 기억된다.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한 노대통령이 남총련학생들의 저지로 기념식 출입이 무산된 적이 있다.

그때 뉴스를 보고 느낀 감정은 굉장히 불쾌했다.

그 불쾌함이 확대되니 그걸 막지 못한 광주시민에게까지 연결되었다.

그때문에 기념식마저 잠시 마음이 멀어졌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자꾸 노사모 또는 지지자들이 조문을 막는다는 뉴스가 반복되면

애도의 마음을 가진 국민 중에서도 마음 상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노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에 분노하고 조문을 막는 사람들이 노사모만이 아닌 걸 알지만

언론엔 계속 노사모가 조문을 막았다고 나오니 결국 편가르기밖엔 되질 않는 것이다.

그게 우려된다.

 

특히

이명박대통령이 직접 봉하마을을 조문할 계획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이걸 막으면 절대 안된다. 조문하게 해야 한다.

만약 불상사가 생긴다면 그 비난은 고스란히 노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란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그건 바로 노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조문하고자 한다면 고인의 성품으로 볼 때 결코 그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화해의 손을 뿌리칠 분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진심어린 애도를 모아 영전에 모아드리는 게

고인을 위한 길이다.

그래야 노대통령의 원혼도 어느정도 달래질 것이다.

 

진정 노무현대통령을 위한다면

참을 땐 참아야 한다.

 

 

ps : 

처음엔 '노사모가 조문을 방해해선 안되는 2가지'로 제목을 붙였습니다.

 

현장에서 조문을 가로막는 분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이고

전체 노사모가 아니라 노사모의 공식입장도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노사모도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분들이고

특히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도 깊은 분들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선 계속 노사모가 가로막았다고 나오기에 제목을 그렇게 올렸습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제목을 바꿨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노사모'라는 용어가 자꾸 왜곡되어 언론에 비쳐지는 경우가 많고

'조문방해'라는 말도 현장의 분노감을 폄하하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어서입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노사모' 대신 '지지자'들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왜곡이 조금이나마 바로잡혀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23일 저녁에 봉하마을에 조문을 가서 새벽 1시경에 돌아왔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약 1시간 거리입니다.

 

이번이 3번째입니다.

퇴임 전에 가족을 데리고 한번, 사저신축을 가지고 일부언론에서 호화판이라고 비난하길래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악의에 찬 비난이라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두번째는 퇴임하는 날, 귀향보고회를 하는 현장엘 갔었지요 

대한민국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고향에 돌아와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모습이 가슴벅찼지요

그리고 이번엔 마지막을 뵈려 갔습니다.

고인이 살아생전 한번더 가보질 못한걸 마음아파 하면서

 

봉하마을은 그야말로 반쯤 시골이라 가는 길이 불편합니다.

가까이 있어도 가는 길이 불편해서 쉽게 움직이질 못했지요

가까이 있는 나도 이럴진대 멀리서까지 찾아가는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날도 마을 입구에서 차에 내려 약 2킬로 정도를 걸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그 먼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조문행렬을 보고

이게 바로 민심이 아니겠는가... 언론은 이런걸 제대로 보도해야 하는데...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애들 손을 잡고 가족이 모두 함께 걸어가는 모습엔 숭고한 순례자의 모습이 연상되었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나름대로 정확히 느끼고 있습니다.

마을회관의 안내방송에선

"누구의 조문이나 취재도 막지 마시고

이곳의 경건한 분위기를 모든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협조합시다."

라고 같은 내용의 호소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날밤에도 일부 시민들이 KBS의 취재를 비난하고 고성이 나오길래 개인적으로 나서 만류하기도 했지요

이런식의 조그만 불상사가 확대되어 보도되면

국민적인 애도분위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이 컸습니다.

 

돌아와 생각하니 혼자 나서서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런 힘이 없다는 무력감이 들더군요

뉴스에는 반복해서 노사모가 일부정치인들의 조문을 가로막았다고 나오고...

이래선 안되는데 싶어 답답한 마음에 이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반복하건대

이번의 국민장을 계기로 노무현대통령이 모든 국민에게 영원히

마음의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