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복지` “유일국가관, 박근혜 북한 미워하며 닮아가나” - 국가관 검증, 종북

“유일국가관, 박근혜 북한 미워하며 닮아가나”



“생각할 자유 사라져”…조국‧전우용 등 학자들 우려쇄도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2.06.08 16:14 | 최종 수정시간 12.06.08 16:21 

통합진보당 사태와 임수경 의원 막말파문, 이해찬 상임고문의 북한인권법 발언 등과 관련, 보수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국가관 검증’ 주장에 대한 학자들의 우려들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의 목소리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가관 검증’이 2012년의 대한민국과는 맞지않는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어보인다. 대한민국 헌법은 19조에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상을 검증한다, 또는 국가관을 심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구체적인 행동, 발언이나 행동을 통해 실제 법률에 위반되는 무엇인가를 하게 되면 국회법에 따른 징계나 수사가 가능한데 그 전 단계에서 계속 ‘당신의 과거 행적으로 봐서 어떤 혐의가 있으니 미리 밝히라’고 얘기하는 것은 우리 헌법질서상 맞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우리 헌법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주사파라고 불리는 분들도 침묵의 자유가 있다. 물론 그분들이 그 침묵의 자유를 행사했을 때 정치적 비판을 감수해야 되고 그 후에 다음 선거에서 일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데 ‘당신은 무슨 파지? 답을 하라’고 강박하는 것은 헌법이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한, 조 교수는 “개인에게 사상이 무엇인가 하나하나 체크하는 적업 자체는 대표적으로 매카시즘에서 했던 것인데 온갖 분란이 났다”며 “칼자루를 쥔 사람 입장에서는 그 칼을 휘두르고 싶게 돼있다. 맨 처음에는 ‘종북혐의자, 간첩만 (체크) 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지식인, 학자, 예술인까지 계속 확장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역사의 경험”이라고 언급했다. 한홍구 교수 “유신말기로 돌아가겠다는 이야기”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이날 트위터(@histopian)를 통해 “‘사상’은 쉽게 전염되지 않는다. 요즘처럼 모두가 지식인인 시대엔 더욱 그렇다. 쉽게 전염되는 것은 악의적인 ‘의심’이다. ‘의심’ 앞에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말이 힘을 얻으면, ‘생각할 자유’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말은 ‘유일사상’ 체제를 내세우는 북한 같은 곳에서나 쓸 말”이라며 “미워하면서 닮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앞서 전 씨는 “조선총독부는 1935년 ‘국체명징에 관한 훈령’을 발한. 식민지 백성의 ‘국가관’을 ‘명확히 하라’는 거였다”며 “황국신민의 서사 낭송, 동방요배, 신사참배 등은 ‘국체명징’ 사업의 일환이었고, 이에 불평하는 사람은 ‘사상범’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씨는 “이듬해에 ‘조선사상범 보호관찰령’이 공포됐다. ‘사상범’은 처음 공산주의자, 무정부주의자, 조선인 민족주의자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곧 반제국주의자, 민주주의자, 반전평화주의자에게까지 확장됐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덴노(천황)를 싫어하는 자, 싫어하지 않으나 존경하지도 않는 자, 존경하나 숭배하지 않는 자들도 다 ‘사상범’이거나 ‘사상이 의심스러운 자’들이었다”며 “‘유일한 국가관’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다른 ‘국가관’을 가진 사람은 전부 ‘사상범’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7일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세한 종북 이념, 사상 검증 논란에 대해 학계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보수성향 학자들조차 ‘과잉’, ‘과도한 정치공세’라는 표현을 쓰면서 사상 검증 공안몰이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몇몇 학자들의 시각을 전했다. 진보성향학자로 알려진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국가관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공세”라며 “국가관을 문제삼아 의원 자격을 심사하고 제명까지 하겠다는 건 유신체제, 그것도 유신 말기 체제로 되돌아가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박근혜 의원이야말로 바로 유신 그 자체를 상징하는 인물 아닌가”라며 “그런 그가 그의 부친처럼 국회의원들 국가관을 문제삼고 제명까지 하겠다는 건 역사를 그때로 되돌리겠다는 것이고 그때의 비극을 망각한 처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역시 진보성향으로 평가받는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며 “냉전 시대에는 폭력으로 독재를 했다면, 지금은 이념 검증이란 구실 아래 하나의 잣대만 허용하겠다는 독재를 휘두르고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는 “북한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태도를 근거로 선출직 국회의원까지도 검증하겠다는 것은 단 하나의 이념적 색깔만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다른 어떤 정치적 태도와 무관하게 이념적 잣대는 한쪽만 유효하다고 하는 것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성향인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통합진보당은 엄밀하게 종북이 아니라 자격 미달의 문제를 안고 있다. 내부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부정은 선거법 위반 등 절차의 문제로 처리되어야 한다. 종북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속마음에 있는 사상 때문에 국회의원 자격이 미달된다는 뜻이 아니”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사상 검증을 한다고 하면, 누가 나서서 하겠는가? 그렇게 하면 매카시즘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그 전에 정치인 스스로 유권자에게 자신의 신념을 정직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연합뉴스>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제명논란과 관련, “국회라는 곳이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다루는 곳인데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또 국민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퇴를 안하면 국회의원 자격심사를 통해 제명하자고 얘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박 전 위원장은 “여야 양당의 원내 지도부가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사퇴가 안되면 그렇게 가야한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조국 “국가관 검증, 아군‧적군 딱지붙이고 매장하는 것” / 마수정 (2012-06-08 13:42:11) 유시민 “국가관 검증은 독재적 발상” 박근혜에 직격탄 / 마수정 (2012-06-07 17:34:06) 민주 “박근혜‧이정현, 색깔론 역풍 부니 슬슬 발빼냐” / 이진락 (2012-06-07 14:04:59) 병자호란때 색깔론은 이랬다 / 장경순 (2012-06-06 21:24:28) 與 ‘건수잡았다’ 파상공세…21세기 어이없는 신매카시즘 / 강우종 (2012-06-06 14:05:43) 진보당→임수경→이해찬 확전되자 ‘색깔론’과 전쟁선포 / 강우종 (2012-06-05 15:38:35)

출처: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7910